대사들 아시아 전략을 말하다

 In 저서
2011년 11월 동남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이 중국의 부상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정리하여 <중국의 부상과 동남아의 대응>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엮어 냈습니다. 주제가 비교적 참신하였고 현지에서 근무한 대사들이 썼다는 점이 신기하였는지 주변으로부터 많은 격려가 있었습니다. 이에 고무되어 대사들이 다시 매월 만나서, 이번에는 <동아시아 지역주의>를 주제로 토론한 뒤 그 결과를 책으로 엮어보았습니다.

이 책에서 우리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그에 필요한 외교적 전략을 생각했습니다. 그 대상은 아시아입니다. 특히 동남아 지역에 관한 우리의 관심이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이른바 ‘4강’에 비해 현격히 떨어진다는 점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전략적 시각으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지만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는 현실이 이 책을 쓴 문제의식의 토대입니다.
1990년대 이후 동아시아는 성장통을 앓고 있습니다. 이 지역 국가들이 경제 위기를 함께 겪기도 하고, 동아시아 공동체를 만들자는 열기에 휩쓸리기도 하였습니다. 이제는 중국의 부상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미국과 중국의 세력 다툼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등 이제까지 경험해 보지 않은 무척 어려운 도전에 부딪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환기 국제정세 속에서 동아시아 국가들은 지역협력을 강화하여 공동 대응하려고 노력하여 왔습니다. 아세안+3, 동아시아정상회의, 아세안지역안보포럼, ADDM+, CMIM 등 다양한 지역다자협력 방안들이 그 예이며, 모두 아세안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동아시아 지역협력에 등을 돌리고 있던 미국마저 EAS에 가입하고 ‘아세안 중심주의’를 수용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의 동아시아 국제정치 무대에서 지역주의, 지역그룹화가 대세로 부각되는 양상입니다.
한국 역시 1990년대 동아시아비전그룹을 주도하는 등 역내 다자협력에 열정을 보였으나 그 후 관심이 퇴조하고 지금은 다자협력 논의에서 뒤처진 감이 있습니다. 2012년 대사 모임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모임의 주제를 동아시아 지역협력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중견국 외교를 지향할 수밖에 없는 한국이 최대한의 외교적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의 하나가 지역다자협력이라고 본 것입니다.
이 책은 모두 5편의 글과, 저자들이 원고를 끝내면서 동아시아 지역협력이 한국 외교에 미치는 함의에 관하여 좌담회를 나눈 결과로 구성했습니다. 5편의 글은 ‘동아시아 지역협력의 태동과 발전’이라는 주제 하에 동아시아 지역협력을 개괄적으로 소개한 뒤 ‘한중일 3국 협력’, ‘두만강유역개발계획’, ‘메콩 유역 개발계획’, ‘ASEAN 경제공동체’등 (소)지역협력의 구체적 사례를 다루었습니다.
이 5편의 글은 동아시아 지역주의의 모든 부분을 다루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외교적 시야에서는 그 전략적 중요성이 점증하고 있는 동아시아의 가능성과 한계를 이해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리라 믿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이를 계기로 동아시아 지역주의를 치밀하게 살피는 국내의 전문가 글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끝으로 대사들의 열의만을 보고 발간을 맡아주신 늘품플러스의 전미정 사장과 유광종 고문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책의 교정을 맡아 세세하게 잘 정리해 주신 부경환 씨께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바쁜 중에도 좌담회에 참석하여 분위기를 한층 진지하게 만들어 준 외교부 남아시아 대양주국 서정인 심의관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2013년 3월
이선진, 신정승, 임홍재, 양봉렬, 조병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