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부상과 동남아의 대응

 In 저서
아세안과 중국 주재 전·현직 대사 7명이 2010년 10월 첫 모임을 가졌다. 우리 외교가 동북아 지역을 넘어 외연을 넓혀 나가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였다.
‘중국의 부상’을 우선 점검해보기로 하였다. 2010년 중국의 태도가 동북아와 동남아를 동시에 긴장시켰으나 동북아 국가와 아세안의 대응이 달랐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한국과 일본은 천안함, 연평도 포격에 대하여 미국과 맺은 동맹을 중심으로 한반도 안정을 도모하였다.

아세안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하여 개별 국가 대응과 아세안 공동대응을 병행하였다. 예를 들어 베트남은 미국과 연합하여 대응하기도 하고, ARF등 다자기구를 통하여 중국 입장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아세안이 집단적으로 미국과 연합하여 중국에 대항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조심하였다.

아세안 국가들은 중국의 부상이 ‘위협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한다고 보고 있다. 위험을 지나치게 강조하다가 기회를 잃어버리는 일이 없도록 행동하고 있다. 이들은 또한 세계전략의 필요에 따라 움직이는 미국에 비하여, 중국의 존재는 토착(土着) 세력대국으로 보기 때문에 중국의 부상에 대한 대응은 한층 조심스럽다.
중국이 갖는 영향력은 나라에 따라 다르다. 미얀마나 라오스는 중국의 정치, 경제적 영향력이 강한 편이나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중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가장 약하다. 말레이시아는 그 중간 정도라고 할 수 있고 베트남의 경우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은 강하나 남중국해 문제를 두고 미국과의 연합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베트남은 동남아에 진출하려는 중국에 관문(關門)을 열어주고 갈등이 한계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이와 같이 아세안 각국은 중국에 대하여 각기 다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으나 아세안의 통합과 단결에 관한 한 공통이해를 가지고 있다. 지역경제 통합이 가져오는 경제적 시너지와 함께, 중국의 안보 불안에 대한 공동대응이 유효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중국해 문제는 중국과 아세안 간 최대 불안요인임에도 쉬운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양자 차원의 해결 노력과 아세안이 공동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조화를 이루면서 상호 무력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제1부는 중국의 부상과 아세안 회원국들의 대응을 양자 차원(Bilateral)에서 살펴보고, 제2부는 한국에 주는 함의를 살펴보았다. 중국의 부상, 동아시아 지역 통합과 아세안의 부상 등 동남아 지역의 변화는 국제정치의 구조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한국에 대하여 정치, 안보, 경제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에 주는 함의 부분은 주로 지역적 추세(Regional Trend)를 다루고 있다. 민감성 때문에 생략하였지만, 중국-미얀마와 중국-북한 관계 사이, 특히 중국의 ‘미얀마 회랑(回廊ㅡ Corridor)’계획과 중국의 ‘장춘-길림-두만강’ 계획은 그 주변 상황과 추진 방식에 많은 유사성이 있다. 별도의 기회에 다루기로 하였다. 한국에의 함의 내용은 참가자들이 모두 참여하여 토의한 결과이나 일부 대사들이 아직도 이의를 제기하는 부분도 있다.
끝으로 이 책자를 발간하여 주신 동북아역사제단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지난해 겨울 강추위를 뚫고 정례적으로 만나 많은 토론과 논쟁 속에서 탈고하였지만, 부족하다는 아쉬움은 여전히 크다. 마지막으로 많이 부족한 글을 읽어 주신 독자들에 깊이 감사드린다.

2011년 12월
이원형, 이선진, 신정승
임홍재. 양봉렬, 이건태, 조병제